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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나라 석선 선생님의 가르침 | 아내를 극진히 사랑하신 석선 선생님 <신사 약혼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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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나라 석선 선생님의 가르침 | 아내를 극진히 사랑하신 석선 선생님 <신사 약혼자>

돌나라 2025. 3. 25. 11:08

 

약혼식 날, 선생님께서는 예쁘게 포장한 분홍색 한복감과 예물 시계를 가지고 남원으로 내려가셨다.

그러나 당시 사모님의 가정 형편은 그리 넉넉하지 못해서 만년필로 예물을 대신할 수밖에 없으셨다. 두 분 사이에서야 사랑의 마음과 정성으로 준비한 예물이니 모두 소중한 것이었다. 그러나 선생님께선 집에 돌아가서 먼 거리로 참석지 못하신 부모님께 그대로 말씀 드리기에는 좀 걱정이 되셨다.

 

짧은 하루가 마치고 돌아갈 시간이 되었을 때, 갑자기 선생님께서는 하얀 봉투를 내밀며 사모님께 받으라고 하셨다. 왜 그러시냐고 영문을 몰라 하시는 사모님께 "일단 내가 주는 돈이니 받아요." 하시며 손에 들려 주셨던 선생님께서는 다시 "이제 그(소유한) 돈을 나에게 주세요." 하셔서 받아 가셨다.

 

후에 안 일이지만 그 봉투에는 꽤 많은 돈이 들어 있었는데 선생님께서는 그 돈으로 돌아가는 길에 좋은 예물 시계를 사서 약혼 선물 받은 것이라고 가족들에게 내놓으셨던 것이다. 시댁 어른들께 비칠 예비 며느리의 첫인상을 배려하신 선생님의 마음에 사모님은 지금도 고마워 그 옛이야기를 하신다.

 

그 정도로 거짓말을 모르시는 선생님이셨다. 웬만하면 그냥 혼자 시계를 사서 약혼녀의 선물인 것처럼 말씀하셔도 되었을 텐데 약혼녀의 손을 통해 받은 시계라는 것을 사실로 만들면서까지 정직하게 하셨던 것이다.

 

약혼식이 끝난 얼마 후, 선생님께서는 사모님을 위해 여행을 준비하셨다. 그리고 대천으로 초청하셨다. 함께 기차도 타고 바닷가도 가고 서울 박람회도 구경시키는 며칠 간의 행복한 여행을 보내시면서도 약혼녀에게는 끝내 신사로서 대하셨다.

 

약혼한 사이라면 어느 정도 가깝게 대할 수도 있을 것이지만 "나는 당신을 아끼기 때문에 결혼하기까지는 곱게 보호하고 결혼의 신성성을 깨지 않을 것이오."라고 하시며 한창 젊은 청년임에도 사랑하는 이를 위한 자제력으로 사랑을 표현하셨던 그때의 추억도 사모님께는 큰 기쁨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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